많이도 덧칠해 낡아 닳은 종이엔 원래 색 무엇이었는지 알 겨를이 없다 기억은 휘발돼 감정만 남곤 명분 없는 눈물 방울 내 삶 훑어간다
가치들은 무너졌다. 삶은 유예될 뿐이다. 잔해 위 새로이 탑을 쌓을 것인가, 빛바랜 잿물 머금어 虛가 될 것인가. 시간이 내 목에 칼을 겨누었다. 당장, 지금 당장.
거대한 바위를 굳게 끌어안고 있었다. 바람은 휘몰고 바위는 깎여내려 점점 안타까운 모습으로 변해갔고 끝내 한줌 모래가 되어버렸다. 두손 가득 간절히 움켜쥐었던 모래더미는 결국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만 갔고 바람에 흩날려버린 채 다신 돌아오지 않았다. 언제까지나 굳게 끌어안고 움켜쥔 채로 놓고 싶지 않았던 나의 소중한 많은 것들은, 이렇게 하나 둘 떠나가버렸...
내 분명 지나온 길이 그리 길지는 않을 터인데, 어딘듯 뻥 뚫린듯 하여 좀처럼 채워지질 않는구나.
삼켜진 백마디 말들 채 형체를 가지지 못했던 슬픔들 내 눈물을 대신해주던 그 때 그 사람은 지금쯤 어떤 밤을 걸어가고 있을지 얼룩진 시간이 하루 또 쌓여간다
낮의 나는 밤의 내가 너무도 어두운 밤에 있는 까닭에 종종 그런 내가 있다는 사실 조차 잊어버리곤 한다
담뱃대 깊숙이 소복하게 재운 연초들이 일제히 타들어간다 저마다 다른 모양 부서져 가며 그 한 몸 불살라 타들어 가는 연초 무리 까맣게 타올라 숯이 되고 하얗게 사그라져 재가 된다 누가 장작을 자처했는가 그저 작은 불씨 하나 가슴 속 품어 묵묵히 생애를 타 올렸는지 채 연소 못 돼 꺼먼 멍 가슴에 품고 담뱃대 맨 아래 구석진 곳 쓸쓸한 담뱃잎아, 울지마라 머...
내뱉는 말보다도 삼켜지는 말들이 더 많아질 때 더 이상 솔직함만이 미덕은 아니게 될 때 시간이 흐를수록, 언젠간 누군가에겐 이해 받을 수 있으리란 믿음이 희미해질 때 희망과의 이별이 점차 익숙해질 때 그저, 모든 것이 안타깝구나
이미 죽은 입술, 함부로 입 맞추지 말라. 혹시 몰라 다시 뛰는 심장, 깨어난 관 옆 홀로이면 그 또한 외로울 터이니.
갈 곳 잃은 감정은 어디로 가는가
감정이 날 것의 가치를 잃을 때 이성은 비로소 자리를 되찾는다
깊은 바다수면 위로그리운 기억 한 조각떠올라내 심장 한 조각나눠 주고기억은 그렇게흐려져가네하지만이젠 더 이상줄 심장 없는공허한 바다여아직도 떠오를 기억몇 조각이나 남았느냐
In case I don't see ya, good afternoon, good evening, and good night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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